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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CEO아카데미의 서소문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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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 경제, 절망과 희망의 사이에서
등록일 2017.02.20 조회수 2440
신문제작담당·경제연구소장정유년 새해 한국 경제의 앞길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이 내놓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1~2.5%로 수렴되고 있다. 올해(2.6~2.7% 추정)보다 고통스러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란 예측이다. 최근 몇 년간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계속 밑돌았던 추세에 비춰 결국 1%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고달파지는 게 서민의 삶이다. 정치적 혼란의 와중에서도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정권이 지난 4년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은 우리 경제엔 뼈아픈 일이다. 4대 부문 구조개혁과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기치로 내걸었던 창조경제 구상은 나무랄 게 없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에서 드러났듯이 박 정권은 이를 실행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허송세월의 대가는 혹독할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만성질환의 허약 체질에 방한복도 제대로 입지 못한 상황에서 엄동설한을 맞이한 신세가 됐다.
 
내년에는 특히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경기를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내수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주택경기가 시들해지는 게 주된 요인이다. 건설 현장의 일자리가 줄고, 기존 주택의 거래 감소로 부동산중개·이사·집수리 등의 수요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김영란법 시행도 내수에 악영향을 주면서 음식·소매 등 자영업자들의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과거 일본에서 확인됐듯이 나이 많은 고소득자들이 경제 현장을 떠나면 소비를 크게 줄이게 된다. 이른바 ‘소비절벽’이다. 모아놓은 돈이 많아도 노후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고령자들이 떠난 일자리를 젊은이들이 알알이 채우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신규 채용보다는 인력의 자연 감소를 즐기는 기업이 훨씬 많다.
 
이렇듯 내수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을 민생경제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급한 대로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사회안전망부터 확충해야 한다. 일자리를 갑자기 잃거나 가게 문을 닫아 생계가 막막해진 저소득층을 정부가 직접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빚 갚을 길이 막힌 사람들에겐 채무 상환을 연장해주고, 전직을 위한 직업교육도 해줘야 한다.
13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지지 않도록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는 김영란법을 탄력적으로 시행해 음식·선물 제공의 상한을 어느 정도 높였으면 좋겠다. 기업과 노동계도 힘을 합해야 한다. 기업이 인력 감축을 자제하고 노동자는 임금을 양보하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상반기를 버티다 보면 여름쯤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새 정부는 광장에서 분출됐던 국민의 에너지를 결집해 국가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을 꼭 이끌어내야 한다. 이게 성사되면 한국 경제는 박근혜 정부 국정 파탄을 전화위복 삼아 한 단계 발전하는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올해 광장의 열기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다. 부패와 반칙의 고리를 끊고 공정·공평한 사회를 만들자는 염원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서로 목격했다. 하나가 되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되찾았다. 상호 신뢰와 협동의 ‘사회적 자본’이 생각보다 훨씬 충만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정치권이 이러한 국민 에너지를 외면했다가는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 재벌과 귀족노조 등 기득권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고,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포용적 경제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일자리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30년 전인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열기는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거리의 학생들은 기업을 키웠고, 세계 시장을 뚫었다. 하지만 정치의 낙후성과 양극화의 심화는 87년 체제의 한계를 노출시켰다. 이를 극복할 새로운 체제의 탄생을 우리 국민, 특히 젊은이들은 열망하고 있다.
 
김광기 신문제작담당·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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