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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 별곡] 이혼선진국_J포럼 강사
등록일 2021.03.25 조회수 54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0258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31] 이혼 선진국


둘이서 하나를 이룬다는 표현은 사람의 혼사(婚事)에 자주 등장한다. 암수가 한 몸을 만들어 함께 날아오른다는 새 비익조(比翼鳥), 가지가 서로 이어져 일체(一體)를 형성한다는 나무 연리지(連理枝)다. 새로 결혼한 남녀의 앞날을 축복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떨어진 꽃잎은 다시 나뭇가지에 오르기 어렵고, 깨진 거울은 거듭 붙일 수 없다(落花難上枝, 破鏡不重圓)”는 속언도 나온다. 여기서의 파경(破鏡)이라는 말은 지금 이혼(離婚)의 동의어로 쓰이지만 본래 뜻은 전혀 다르다.

전란을 피해 떨어져야 했던 부부가 훗날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쪼개서 나눠 가졌던 거울의 중합(重合)이다. 따라서 원래의 맥락은 ‘헤어졌던 부부의 재결합’이다. 그럼에도 한번 끊겼던 부부의 관계는 다시 일으켜 세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중국인들이 이미 깨진 혼인을 일컫는 말은 여럿이다. 관계의 끊임을 단정적으로 표현한다. 우선 ‘엎질러진 물’이다. 복수난수(覆水難收)라고 적는다. 그릇이 뒤집혀 땅에 이미 뿌려진 물은 다시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지러진 꽃과 달에 그를 견주기도 한다. 화잔월결(花殘月缺)이다.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부부의 감정 관계를 지칭할 때 자주 쓴다. 멀쩡한 나무가 사람의 손길을 거쳐 이미 물길 건너는 배로 변한 상황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목이성주(木已成舟)다. 돌이킬 수 없는 파혼(破婚) 상황을 지칭할 때 곧잘 쓴다.

중국이 세계 최고 이혼율을 기록하는 모양이다. 지난해 결혼은 813만 쌍이었으나 이혼은 433만 쌍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10년에 갑절로 늘어나는 추세를 기록 중이란다. ‘비익조’와 ‘연리지’의 전설을 품은 땅 중국에서 혼인은 이제 쉬이 ‘떨어진 꽃잎’에 ‘엎질러진 물’ 신세로 전락한다. 민생의 고달픔 때문일까, 아니면 도덕 수준의 하락 때문일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 지켜보는 대목이다.

[유광종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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